[전인범 칼럼] 방위비 분담금 협상, 한·미동맹 가치 훼손 안된다
[전인범 칼럼] 방위비 분담금 협상, 한·미동맹 가치 훼손 안된다
  • 임인혜
  • 승인 2019.02.15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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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전략과 한국 적절 대응 절실
-한국 분담금 비율, NATO 국가보다 높은 2.4%
-주한미군 가치 훼손과 안정적 주둔 악영향 절대 안돼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한·미 간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막판까지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은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를 우선 1년간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한국 정부는 8억7000억 달러 (약9999억원)을 제시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첫 12억 달러에서 2억 달러를 양보하고, 한국은 지난해 기준 9600억 원에서 약 400억 원 정도를 증액해 1조 원을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양측의 입장이다.

그동안 한국은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주둔을 보장하기 위해 주둔비용을 적정선에서 부담해 왔다. 방위비 분담금은 미군들이 사용하는 한국 내 각종 시설을 건축하거나 증·개축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물론 미군부대 근무 한국인들 월급을 주는 데 사용된다. 분담금의 90% 이상이 한국에서 쓰이고 건물과 시설로 남는다. 이런식으로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비의 45% 정도를 부담해 온 셈이다.  

한편 한·미 간의 연합작전과 전투태세 유지 원할을 위해 한국은 해마다 약 4000명에 가까운 카투사 병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직·간접적으로 미군 주둔을 지원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해마다 부담해 온 9600억원도 다 쓰지 못하는 해도 없지 않다. 이는 주로 계약 기간을 맞추지 못하거나 기타 여러 가지 행정적인 이유로 계획된 공사나 계약이 지연돼 예산 주기를 맞추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들 때문으로 알고 있다. 

◇한국 분담금 비율, NATO 국가보다 훨씬 높은 2.4%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증액에 애를 쓰는 이유는 한마디로 세계 경찰국가로서 역할을 하다 보니 곳곳에서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우방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은 국민 총생산액의 2% 이상을 방위비에 쓰겠다고 약속을 해 놓고도 28개 나라 중 4개 나라만 이 약속을 지키고 있다. 이에 미국이 매우 언짢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국의 분담금 비율은 NATO 국가들보다 훨씬 높은 약 2.4% 정도이니 미국에게 강하게 제시할 만한 근거가 된다.

미국이 한국과 방위비 분담에서 지난해까지는 한 번 협상하면 5년 간 적용하던 것을 올해부터는 유효기간이 1년짜리인 협상을 하자고 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 다음에 있을 NATO 국가들과의 협상을 염두에 두고 협상에 대한 유리한 상황의 조성과 융통성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인 듯하다. 

그러한 전후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느끼는 서운함은 방위비를 요구하는 배경에 깔려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생각과 선입견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 선거 전부터 주한미군에 대한 잘못된 지식과 편견을 갖고 있었다. ‘주한미군 철수’나 ‘한국의 핵무장’ 등과 같은 생각을 갖고서 한·미 동맹을 동북아시아의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전략적이고 포괄적인 동반자라는 측면보다는 지나칠 정도로 자기 중심적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한·미 동맹, 동북아의 전략적이고 포괄적인 동반자 

이러한 배경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기에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가치를 중시하는 많은 사람들을 걱정하게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미국의 다른 대통령들 같으면 방위비 분담금 협상으로 인해 한국이 이렇게까지 걱정과 우려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로지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그렇다.  

만일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아 미국 측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주한미군이 철수하거나 아니면 6개월 단위로 순환 배치되는 부대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등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어떠한 경우이든 주한미군의 역할과 지위에 대한 가치와 평가가 훼손되고 안정적인 주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에 있다. 

한국에 있어 주한미군이 안정적으로 한반도 방어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가치는 얼마 정도일까. 이제 자칭 ‘핵보유국’이라는 북한과 다른 주변국의 핵공격으로부터 방어력과 억제력을 제공해 주는 것은 경제적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다. 만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일어난다면 미군의 즉각적 개입으로 다른 나라 공격으로부터 안전을 보장해 준다. 한국과의 무역이나 금융거래를 국제사회에 보장해 줌으로써 한국의 수출과 외국인 투자 보호 등의 가치도 한국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크다.  

◇어떤 경우도 주한미군 가치 훼손과 안정적 주둔 악영향 절대 안돼

주한미군의 육·해·공군 역할과 존재 가치를 생각하면 지난해 6000억 달러를 수출한 한국으로서는 10억 달러도 그렇게 큰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모든 협상에 있어 수가 틀리면 자리를 박차고 나갈 각오가 돼 있는 쪽이 대개 유리하다. 특히 뒷감당을 생각하지 않고 오기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무책임한 경우는 더욱 그렇다. 

지금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맡은 미측 대표들도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한편으로는 답답하고 체면이 서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그러하니 협상대표들도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들도 나름 절충안을 건의해 2억 달러(2400억원)를 내려 10억 달러로 내려놓기는 했지만 그것도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을 동북아의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전략적 전초기지이자 미국의 국익 증대를 위한 베이스캠프로 보지 않고 다음 선거 때 제시할 ‘재정비용 감소 그래프’와 ‘NATO와의 협상을 위한 시험지’로만 보는 것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에 대해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것들이 ‘미국의 군인은 믿을 수 있어도 미국의 정치인은 믿을 수 없다’는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느끼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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