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정상회담] 트럼프 "국방비 인상 대신 무기판매...실익 챙기기"
[韓美정상회담] 트럼프 "국방비 인상 대신 무기판매...실익 챙기기"
  • 김일웅 기자
  • 승인 2019.09.24 16: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위비 5배 인상 대신 무기판매 미국 이잇 챙겨
韓, 10년 3대 美무기 수입국…향후 무기 도입 계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미국산 군사 장비를 많이 구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한국의 미국산 무기 수입액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오전(한국시간) 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한국은 우리(미국)의 군사 장비를 구매하고 있는 큰 고객"이라며 "(문 대통령과) 그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비롯한 일본, 사우디, 호주 등 우방국 정상과의 만남에서 무기 구매와 관련한 이야기를 자주해왔다.

지난 2017년 11월 첫 방한 당시 한국이 많은 미국 무기를 구입한데 대해 고마움을 나타냈다. 지난 4월 미국에서 열린 정상회담 때도 한국이 전투기 등 여러 군사장비 구매를 결정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여부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문제,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양국 간 다양한 현안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무기구매가 이보다 앞서 언급된 점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꺼낸 한국 정부의 무기구매 관련 발언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또는 미국 군사 장비 판매 압박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한 방어 전략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한국과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통해 전년도(9602억원)보다 8.2% 인상한 1조389억원으로 합의한 뒤 줄곧 방위비 추가 인상을 압박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올해 합의한 분담금의 5배에 달하는 50억 달러(약 6조원) 규모의 분담금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이날 서울에서는 2020년부터 적용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해 양측 협상단이 처음으로 대면했다.

국방기술품질원이 발간한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2008~2017년 한국은 67억3100만 달러의 미국 무기를 사들였다. 이는 같은 기간 사우디아라비아(106억3900만 달러), 호주(72억7900만 달러)에 이어 3위다.

1월 국방부가 발표한 ‘2019∼2023년’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합동이동표적감시통제기(지상감시정찰기)’를 구매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군 당국은 조인트 스타스(J-STARS)를 도입 대상 1순위 후보로 꼽고 있다. 4대 구매 계약을 체결할 경우 총사업비만 1조 원에 달한다. 해군 이지스함에 탑재되는 SM-3 함대공미사일 또한 미국산으로 1발당 가격이 250억 원에 달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국방 예산 및 미국산 무기 도입 증가, 방위비 분담금의 꾸준한 증가 등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위해 우리 정부가 기울여 온 내역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김관호 군사 전문가는 "내년 재선을 겨냥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일본이나 중동국가를 상대로 한 무기 수출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내던 방위비 분담금 대신 자국 무기 판매를 언급한 것으로 미뤄, 보다 현실적인 카드를 택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